검정고무신 극장판 즐거운 나의 추억이 새록
검정고무신 극장판 즐거운 나의 집은 여러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되는 애니메이션으로 전체 관람가 작품이며 1960년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급격한 산업화 이전의 소박한 일상과 가족 중심의 삶을 담아내며 당시를 살아본 세대에게는 추억을, 요즘 세대에게는 새로운 공감과 따뜻함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화려한 연출보다는 생활 속 작은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흐르며 검정고무신 특유의 정서와 인간미가 잘 살아 있는 영화로 평가받는다. 특히 가족 간의 정과 이웃 간의 유대감이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세대 간 공감이 가능한 작품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다.
막내 여동생 오덕이의 이름 사연
평화롭고 한가로운 어느 날 마당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놀고 있던 기영이는 비행기가 그만 엄마 얼굴에 떨어지자 이를 본 할머니에게 꾸중을 듣는다. 할머니는 엄마 배 속에 아기가 있으니 조심히 놀아야 한다고 말하며 아기가 남자일지 여자일지 묻는다. 기영이가 여자일 것 같다고 대답하자 할머니는 괜히 성을 내며 요즘 집안에 아들이 귀하다고 말한다. 맛있는 음식도 모두 엄마 뱃속 아기가 먹어야 한다며 챙기자 서운해진 기영이는 동생이 태어나면 엉덩이를 꼬집고 눈알사탕을 빼앗아 먹고 울면 때려주겠다며 투덜거린다. 시간이 흘러 다섯 달 뒤 동생이 태어나고 기영이의 예상대로 여동생이었다.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할아버지는 다섯 가지 덕을 고루 갖추라는 의미로 오덕이라는 이름을 제안한다. 가족들은 촌스럽다며 망설이지만 결국 할아버지의 뜻을 존중해 오덕이라는 이름을 짓게 된다. 그렇게 오덕이는 집안의 막내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라나고 기영이는 동생이 태어나기 전과 달리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며 누구보다 오덕이를 아끼는 든든한 오빠가 된다.
기영이의 귀한 운동화
어느 날 할머니는 기영이에게 생애 처음으로 운동화를 사준다. 고무신만 신던 시절이었기에 운동화는 동네에서도 보기 힘든 귀한 물건이었고 기영이는 신발을 받아 들고 마냥 기뻐한다. 거리로 나가 할머니가 사주셨다며 친구들에게 자랑하자 아이들은 부러움 섞인 눈으로 바라본다. 기영이는 흙이 조금만 묻어도 정성껏 닦고 혹시 누가 훔쳐갈까 봐 잘 때도 운동화를 끌어안고 잔다. 그러던 어느 비 오는 아침 학교에 가야 하는데 전에 신던 고무신이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운동화를 신고 나서게 된다. 하굣길에 운동화가 젖을까 봐 서둘러 달리지만 진흙길에 미끄러지며 신발은 엉망이 된다. 기영이는 운동화를 씻으려 우물가로 가지만 그만 발을 헛디뎌 우물 안으로 빠지고 만다. 소리를 들은 할머니와 동네 사람들이 몰려오고 할아버지는 망설임 없이 우물 안으로 뛰어든다. 모두가 숨을 죽인 위기 속에서 근석이 아저씨가 밧줄을 던져 두 사람을 구해내고 큰 사고를 면하게 된다. 이후 기영이는 다시 익숙한 검정고무신을 신고 다니며 물건보다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마음속에 깊이 새기게 된다.
우리 동네 황소 타기 팔씨름 왕
기영이 동네에서는 해마다 마을 잔치와 함께 팔씨름 대회가 열리고 기영이 아버지는 대회에 나가기 위해 틈틈이 체력을 단련한다. 할아버지는 젊고 힘센 사람들이 많을 텐데 무리하지 말라며 걱정하지만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꼭 이기고 싶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1등 상품은 황소 한 마리로 당시 기준으로는 집 한 채에 버금가는 큰 재산이었다. 어머니는 황소를 받으면 양장을 사달라고 하고 할머니는 금비녀, 할아버지는 회중시계, 기영이는 운동화, 기철이는 기타를 떠올리며 가족 모두 꿈에 부푼다. 대회 당일 힘이 센 배동석이 연달아 상대를 꺾고 결승에서 기영이 아버지와 맞붙는다. 겁이 난 아버지는 잠시 기절한 척을 하지만 가족들의 얼굴이 떠올라 다시 힘을 내 결국 승리한다. 그러나 그날 밤 배동석은 어린 딸의 심장 수술비가 필요하다며 눈물로 황소를 넘겨달라고 부탁한다. 아버지는 깊은 고민 끝에 황소를 끌고 나와 진정한 승자는 당신이라며 배동석에게 건네준다. 가족들은 아버지의 선택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물질보다 마음이 우선이라는 가르침을 되새기고 진정한 팔씨름 왕은 결국 기영이 아버지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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