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다름을 넘어 진심으로 연결되는 인간관계

원더는 얼굴이 다른 한 소년이 세상과 마주하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담하고 따뜻하게 그려낸 영화였다. 단순한 감동 영화를 넘어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원더


원더가 전하는 시선의 무게, 다름을 바라보는 방식

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우리가 평소에 타인을 얼마나 피상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였다. 주인공 어기 풀먼은 트리처 콜린스 증후군으로 인해 남들과 다른 외모를 가지고 태어났고, 처음으로 일반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 첫날부터 영화는 아이들의 시선, 어른들의 반응, 그리고 어기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과장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줬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아프게 다가왔다. 어기가 헬멧을 쓰고 다니는 설정이 인상적이었다. 헬멧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었다. 그 헬멧을 벗고 학교에 간다는 것이 어기에게 얼마나 큰 용기였는지, 영화를 보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 쳐다볼 때마다, 속닥거릴 때마다, 어기가 얼마나 많은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는지가 자연스럽게 전해졌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영화가 어기의 시점만 고집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누나 비아, 친구 잭 윌, 그리고 비아의 친구 미란다까지 각자의 챕터로 나뉘어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이 구성 덕분에 같은 상황도 다른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어기만 힘든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받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점이 영화를 단순한 감동 스토리가 아닌 입체적인 인간 이야기로 만들어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다중 시점 구성이 원더만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느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함께이기에 버틸 수 있었던 이유

원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풀먼 가족의 이야기였다. 어머니 이사벨, 아버지 네이트, 그리고 누나 비아까지 세 사람 모두 어기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때로는 다른 누군가를 그늘지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비아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비아는 늘 어기를 먼저 생각하는 부모님 곁에서 스스로를 뒤로 미루는 삶을 살아왔다. 불만을 크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서 조용히 외로움을 느끼는 모습이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어머니 이사벨을 연기한 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강하게 보이려 하지만 혼자 있을 때 감정이 무너지는 장면들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어기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으면서도, 비아와 자신을 돌보는 것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에서 현실 속 많은 부모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어버이날쯤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훨씬 더 깊이 와닿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버지 역할도 균형을 잘 잡아주었다. 유머로 분위기를 풀어주면서도 진지한 순간에는 묵직하게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가족의 중심처럼 느껴졌다. 가족 구성원 각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힘들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서로를 붙들고 있다는 이야기. 원더는 그 복잡한 가족의 감정을 꾸밈없이 담아냈고, 그래서 더 따뜻하게 기억되는 영화가 되었다.

교실 밖에서도 빛나는 인간관계의 진심

학교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어기의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형태의 관계가 등장했다. 처음에 어기에게 다가온 잭 윌은 사실 선생님의 부탁으로 시작된 관계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처음의 동기가 어떻든,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진심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잭 윌이 어기를 향해 무심코 내뱉은 말이 어기에게 큰 상처가 되는 장면도 있었다. 그 장면이 불편하게 느껴졌지만, 동시에 현실적이었다. 누구든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 이후에 어떻게 관계를 회복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영화는 잔잔하게 알려주었다. 잭 윌이 결국 어기의 편에 서는 선택을 하는 장면은 짧지만 강렬했고, 진짜 우정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영화 후반부에 어기가 상을 받는 장면은 단순한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그 상은 어기가 단지 어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받는 것이었다. 어기가 학교에 나타남으로써 주변 사람들도 변했고,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이 영화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이유는 아마도 그 따뜻한 메시지 때문일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건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진심 어린 한 사람의 존재라는 것을 말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누군가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조금은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모습보다 마음을 먼저 보려는 태도를 잊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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