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토마토 할아버지와 사랑하는 손녀의 슬픈이야기

방울토마토

방울토마토는 할아버지와 손녀가 가난 속에서 티격태격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낸 영화로, 보는 내내 슬픔과 먹먹함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김영배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폐지를 주우며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할아버지 박구 역에는 신구가, 철없는 아버지에게 버려져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 손녀 다정 역에는 김향기가 출연했다. 이외에도 개발업자 갑수 역의 김병춘, 홍미 역의 최지연, 동운 역의 최동균이 조연으로 등장하며, 코미디언 장동민이 짐꾼 청년으로 우정 출연해 극의 현실감을 더한 영화다.

할아버지와 다정이에게 찾아온 위기

박구 할아머지는 곧 칠순을 앞둔 노인으로, 매일같이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세상 물정에는 어둡지만 손녀 다정이만큼은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며 살아간다. 박구에게는 철없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출소 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손녀 다정이를 박구에게 맡기고 떠나버린다. 다정이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에게 깊이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었고, 박구 역시 그런 손녀를 보며 버틸 힘을 얻는다. 그러던 어느 날 출감한 아들이 다시 나타나 다정이에게 토마토 화분을 선물하고 하룻밤을 자고 가게 되는데, 그 사이 박구가 폐지를 주워 어렵게 모아둔 돈을 몰래 훔쳐 달아나 버린다. 설상가상으로 재개발 문제에 휘말린 박구는 철거 반발에 넘어가 집을 비워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버리고, 유일한 생계수단이던 리어카마저 철거반에 의해 부서지면서 삶은 더욱 막막해진다. 보상을 받기 위해 박구는 손녀 다정이와 함께 개발업자 갑수의 집을 찾아가지만, 집에는 여행을 떠난 가족 대신 관리인과 값비싼 개만 남아 있었다. 관리인은 갑수에 대한 원한으로 개밥에 줄 갈비에 진드기 농약을 뿌리고 있었고, 이를 알지 못한 박구와 다정이는 리어카 값만큼이라도 보상받겠다는 심정으로 집 안의 음식을 먹고 농약이 묻은 갈비를 훔쳐 고기를 좋아하는 다정이에게 먹이게 된다. 그날 이후 다정이는 배탈이 나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며 점점 상태가 나빠지게 된다.

고기를 너무 좋아했던 다정이

이틀 동안 갑수의 집에 숨어 지내던 박구와 다정이는 갑수가 돌아온 사실을 알고 급히 도망쳐 나오고, 육교 계단을 오르던 다정이는 순간적으로 시야가 흐려지지만 이내 괜찮다며 애써 웃는다. 집을 잃고 추운 겨울을 떠돌다 감기에 걸린 다정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병원을 찾지만, 의사는 아이가 너무 허약하다며 기름기 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여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은 흰 죽밖에 먹일 수 없는 상황이었고, 박구는 그런 손녀를 보며 깊은 죄책감을 느낀다. 다시 갑수의 집을 찾아가 항의해 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고, 이를 지켜보던 관리인은 박구에게 만 원을 건네며 국밥이라도 사 먹으라고 한다. 박구는 그 돈으로 돼지고기를 조금 사 와 구워주려 하지만, 다정이는 할아버지에게 버림받을까 두려워 고기를 먹지 않아도 된다며 아픈 몸을 숨긴 채 참아낸다. 결국 박구는 또다시 개밥으로 주던 갈비를 훔쳐 다정이에게 먹이지만, 병세는 더욱 악화된다. 다정이를 업고 응급실로 달려가지만 병원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링거만 맞고 가라며 음식 때문은 아닌 것 같다고 진단한다. 제대로 된 검사도 받지 못한 채 돌아온 집에서 다정이는 작은 목소리로 갈비가 먹고 싶다고 말하고, 박구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갑수의 집에 잠입해 개에게 물리면서까지 갈비를 훔쳐오지만, 다정이는 끝내 눈을 뜨지 못한다.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혼자 두고 보내 미안하다며 울부짖고, 고기를 너무 좋아했던 다정이는 그렇게 먼 하늘나라로 떠난다. 이후 박구는 재개발 현장에 홀로 앉아 다정이가 모아둔 담배꽁초를 피우며, 손녀가 사랑으로 정성껏 키우던 방울토마토 화분을 바라본 채 언젠가 돌아온다던 아들을 멍하니 기다리며 살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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