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생존을 향한 절박한 35일의 기적

터널


터널은 무너진 터널에 갇힌 한 남자의 생존 드라마를 그린 하정우 주연 영화다. 극한 상황 속에서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의지와 생명의 소중함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터널 속 고립된 남자가 보여준 생존 본능

영화를 보는 내내 숨이 막힐 것 같았다. 하정우가 연기한 이정수는 그저 평범한 자동차 영업사원이었다. 딸의 생일 케이크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던 길, 예상치 못한 터널 붕괴 사고를 당했다.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콘크리트와 흙더미에 갇혀버린 정수. 그 순간부터 그의 처절한 생존기가 시작됐다. 터널 안은 완전한 어둠이었다. 핸드폰 배터리는 얼마 남지 않았고, 물은 생수 두 병뿐이었다. 먹을 건 딸 생일 케이크 한 조각과 김밥 몇 개가 전부였다. 산소도 점점 부족해졌고, 탈출할 방법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정우의 연기가 정말 압도적이었다. 처음엔 당황하고 공포에 떨다가, 점차 침착함을 되찾으려 애쓰는 모습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물 한 모금을 마실 때마다 신중하게 고민하고, 케이크 한 조각을 아껴 먹으려 노력하는 장면들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 어둠 속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고, 추위와 배고픔, 갈증을 견뎌야 했다. 가장 힘든 건 아무도 자신을 찾아주지 않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었을 거다. 그럼에도 정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핸드폰으로 가족에게 영상 메시지를 남기고, 구조대와 통화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심지어 같은 공간에 갇힌 개를 돌보면서 외로움을 달랬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하정우는 단 하나의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연기해야 했는데, 그 제한된 공간 안에서 엄청난 감정의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분노, 절망, 희망, 공포, 안도감까지 모든 감정이 그의 표정과 목소리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됐다. 관객인 나도 마치 터널 속에 갇힌 것처럼 답답하고 절박한 심정을 느꼈다.

구조 과정에서 드러나는 시스템의 한계

영화는 터널 안에 갇힌 정수만 보여주지 않았다. 밖에서 구조 작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함께 그렸다. 처음엔 모두가 정수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보였다. 구조대가 투입되고, 언론이 몰려들고, 정부가 긴급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점점 복잡해졌다. 구조 작업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터널이 또다시 무너질 위험이 있었고, 정확한 위치 파악도 쉽지 않았다. 비용 문제도 불거졌다. 수백억 원이 들어가는데 한 사람을 구하는 게 맞느냐는 여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정치인들은 구조 작업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고, 언론은 자극적인 기사만 쏟아냈다. 정작 중요한 건 터널 속 생명인데, 그걸 둘러싼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더 복잡하게 얽혀갔다. 가장 화가 났던 건 구조 작업이 중단될 뻔한 순간이었다. 예산 문제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작업을 포기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거다. 결국 돈과 효율성이 한 사람의 생명보다 중요하냐는 질문을 던지는 장면이었다. 다행히 정수의 아내와 현장 책임자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오달수가 연기한 구조대장 김대경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끝까지 구조 작업을 이어갔다. 배두나가 연기한 정수의 아내 세현도 남편을 구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두 사람의 절박함과 진심이 결국 여론을 움직이고 구조 작업을 재개하게 만들었다. 영화는 재난 상황에서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그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완벽한 시스템은 없지만, 결국 사람의 의지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됐다.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메시지

터널을 보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건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였다. 정수는 그저 집에 돌아가려던 거였다. 딸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으려던 평범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평범함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터널 속에서 정수는 그 소중했던 일상을 간절히 그리워했다. 아내와 딸의 얼굴, 따뜻한 집, 맛있는 음식, 자유롭게 숨 쉬는 것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들이 그에게는 절실한 소망이 됐다. 핸드폰으로 가족에게 남긴 영상 메시지들이 정말 가슴 아팠다. 딸에게는 미안하다고, 생일 축하한다고 말하고, 아내에게는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평소에는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을 말들을 죽음 앞에서야 할 수 있었던 거다. 그 장면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나는 내 가족에게 얼마나 자주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을까,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감사하고 있을까 스스로에게 묻게 됐다. 정수가 결국 구조됐을 때 느꼈던 감정도 정말 강렬했다. 35일 만에 다시 본 햇빛과 가족의 품, 자유로운 공기까지 모든 게 기적처럼 느껴졌을 거다. 살아있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다시 깨닫는 순간이었다. 나 역시 영화를 보고 나서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 아침에 눈을 뜨고 가족과 밥을 먹고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는 일상이 결코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 터널은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니라 삶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보고 한동안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감사한 감정이 동시에 남았고,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든 작품으로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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