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집으로가는 기차길이 만든 작은 마을의 기적

기적은 2021년 개봉한 박정민, 임윤아 주연의 감동 실화 영화다. 기차역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작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려냈다.

집으로가는 마지막 희망, 간이역 유치 프로젝트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건 주인공 준경(박정민)이 마을에 기차역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분천이라는 작은 시골마을엔 기차가 그냥 지나쳐버려서 마을 사람들이 도시로 나가거나 돌아올 때마다 멀리 돌아가야 했다. 특히 준경에게 기차역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었다. 아픈 여동생 보경(이수경)을 서울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선 기차역이 절실했고, 그래서 그는 마을 이장(박철민)과 함께 간이역 유치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뛰어들었다. 처음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작은 시골마을에 기차역을 만든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영화를 보면서 점점 느껴졌다. 준경은 청와대에 청원서를 내고, 서명을 받고, 심지어 국회의원까지 찾아갔다. 그런데 현실은 냉정했다. 아무도 작은 마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고, 관료들은 예산 타령만 했다. 하지만 준경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보여준 집념과 끈기는 정말 대단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고,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진짜 변화는 거창한 곳에서 오는 게 아니라 간절함에서 시작된다는 걸 배웠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준경이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냈다는 점이다. 그냥 청원만 하는 게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힘을 합쳐 실제로 역사를 지을 부지를 정리하고, 직접 자재를 구하고, 손수 만들어갔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열정이 뭔지 알게 됐다. 누군가는 이게 영화니까 가능한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실제로 1988년에 분천역이 생긴 과정을 영화로 만든 거라고 하니 더 뭉클했다.

박정민과 임윤아가 그려낸 가족의 의미

영화에서 박정민의 연기는 정말 훌륭했다. 그는 가난하지만 여동생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오빠 역할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특히 보경이 아파서 쓰러졌을 때 업고 뛰어가는 장면은 눈물 없이 볼 수 없었다. 그의 얼굴에서 절박함과 사랑이 동시에 느껴졌다. 임윤아가 연기한 라희 역시 단순한 첫사랑 캐릭터가 아니었다. 그녀는 서울에서 온 교생선생님이었지만 마을 사람들과 함께 기차역 유치 운동에 동참했다.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도 좋았지만 억지스러운 로맨스가 아니라 서로를 응원하는 관계였다는 점이 좋았다. 가족애라는 주제도 영화 전체를 관통했다. 준경과 보경 남매의 관계는 정말 애틋했다. 보경은 심장병을 앓고 있었지만 오빠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아픈 걸 숨기려 했고, 준경은 동생을 위해 자신의 모든 걸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런 관계를 보면서 가족이란 게 뭔지 다시 생각해봤다. 피를 나눴다는 것보다 서로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마음이 진짜 가족 아닐까 싶었다. 영화 중반부에 보경이 오빠한테 “오빠는 왜 나한테만 잘해줘?”라고 묻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준경이 “네가 내 동생이니까”라고 답하는 게 너무 단순하지만 강력한 대답이었다. 마을 이장 역할을 맡은 박철민 배우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처음엔 회의적이었지만 점차 준경의 진심에 감동받아 함께 뛰어든다.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고 모으는 과정에서 보여준 리더십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영화는 한 사람의 영웅담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였고,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감동적이었다. 배우들 모두 자신의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었고, 덕분에 영화가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1988년 실화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기적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감동적인 스토리 때문만은 아니다. 이 영화는 1988년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경북 봉화군 분천마을 주민들이 간이역 유치를 위해 청와대에 청원하고, 직접 역사를 짓기까지 했던 실화다. 영화를 보고 나서 실제 이야기를 찾아봤는데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부분도 많았다. 당시엔 정말 불가능해 보였던 일이었지만 마을 사람들의 간절함이 결국 기적을 만들어냈다는 게 놀라웠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함께하면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 이런 메시지가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지금 같은 시대에 더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모든 게 빠르게 변하고 개인주의가 팽배한 요즘, 마을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뭉치는 모습은 따뜻하면서도 그리운 풍경이었다. 실제로 분천역은 지금도 운영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그곳을 찾아간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내 삶도 돌아보게 됐다. 나는 얼마나 간절하게 무언가를 원해본 적이 있을까? 준경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본 적이 있을까? 솔직히 대답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누군가의 간절함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기차가 처음으로 분천역에 멈춰 섰을 때 마을 사람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건 단순히 기차역이 생긴 게 아니라 희망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으니까. 기적은 잔잔하지만 강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다. 화려한 CG나 자극적인 스토리는 없지만 진심과 희망이 담긴 이야기는 오래 기억에 남는다. 가족과 함께 보기에도 좋고, 혼자 보면서 삶을 돌아보기에도 좋은 영화였다.


기적


영화를 보고 나서 나는 결과보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 기적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간절함과 행동이 만날 때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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